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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쉼터]죽음을 생각하면서..

1,629 2017.09.14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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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하던 사업이 동업자의 투자금횡령과 도피로 인해 부도가 나게되었고 결국 그 여파로 교도소에까지 가게되었습니다. 다시 사회에 나가게되면 몇배 더 열심히 살자고 할수있다고 다짐을 하고 사회로 돌아왔건만, 결혼을 약속했었던, 사실혼관계였던 약혼자는 그나마 얼마 남지않은 재산을 처분한채 사라진 상태였고.가족도 없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을 여력조차 남지않은 상태가되어버렸습니다. 결국 길거리를 배회하며 재기의 시간만을 기다렸지만,

허울뿐인 복지서비스에 대한 절망만을 느꼈을 뿐입니다.

선택할수있는 길이라고는 죽음밖에 남지않은 현실앞에

비록 범죄자나 노숙인이라 할지라도,주류사회로의 재편입이 불가능한 현실을 제보하고자

글을 남깁니다.



먼저 찾아간곳은 법무보호 복지공단이었습니다.

출소전 나눠준 복지안내책자에는 주민등록 복원및 서비스에 관련된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긴급원호금(교통비및 주민등록비용)을 신청하려하자 등본을 떼와야한다고했습니다.

등본을 떼기위해선 주민등록복원이 필수인데, 현재 말소상태라 어렵다고 하자 난색을

표했습니다.


그러면서 공단내 시설로 전입신고를 할 수는있지만,주민등록 복원비용은(10만원) 본인이

부담을 해야한다고했습니다.

시설에 머무르며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고하자, 머무는건 상관없는데

일을 하기위해선 주민등록증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주민등록복원을 위해 원호금을 신청하려면 주민등록증이 있어야한다는 모순앞에

 절망을 했습니다.


결국 아무런 도움도 받지못하고 거리를 배회하다 보건복지부에 문의를 했습니다.


(청와대 신문고및 120센터에는 본인인증을 받아야만 글을 남길 수 있어,

아무것도 없는 노숙자들은 접근조차 안됐습니다.)


수일후 메일로 답변이 왔는데 해당주민센터로 민원내용이 전달됐다는 말뿐이었고,

해당 주민센터에서는 (말소전 최종 주민등록지) 역시나 말소상태이기에

어떠한 도움도 주지못한다는 답변뿐이었습니다.



원래 살던 수도권으로 돌아가고싶지만

부산쪽에있는 교정시설에서 출소한 저로써는 서울까지 갈 방법이

없었고 경찰서에 사정문의를 하니 (무료승차권 혹은 후불승차권)

우리는 그런거 없으니 철도청이나 버스회사에 문의를 해보라하였고

역시나 철도청이나 버스회사에서는 그런건 없다고 딱잘라말했습니다.

관공서등에 도움을 요청해보라는 인터넷상의 조언에 시청,구청,주민센터

모두 연락을 해보았지만 불가능하다는 답변뿐이었습니다.

저역시 불과 1년전만하더라도 길가의 노숙인들을 안쓰럽게 때론 불쾌하게

쳐다본 일반 시민이었습니다. 발버둥이라도 쳐보지 저렇게 사는것이 한심하다 여기는

그런 일반 시민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제가 그입장이 되어보니 아무리 발버둥을 쳐보려 해도

방법이 없었습니다.

매일 하루에 한번 무료급식을 주고 며칠 잠을 재워준다고 노숙인들의 삶이

바뀌는게 아니라는것을 뼈져리게 느끼고있습니다.


기초수급자신청도 취업성공패키지도 임시주거지원도 긴급생계자금도

그 외 보기엔 그럴듯한 수많은 복지서비스들도 주민등록은 기본이요

핸드폰정도는 있어야 이용할수있는 것들이었습니다.


대다수가 주민등록 말소자인 노숙인들은 소외될수밖에 없는 정책들이었습니다.


수없이 많은 기관과 상담을 하고 전화를 해보았지만,

안타깝다는 반응들 뿐이었습니다.





저에게는 이제 일할기회도 다시 시작할 기회도 남아있지않습니다.

범죄를 저질러 돈을 마련하던가 아니면 정말 죽는것밖에는 길이 남아있질 않습니다.

또 다시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수는 없으니 아마도 전 후자를 택해야하겠지요.

누군가에게는 꼭 알리고싶었습니다.


노숙인들이, 전과자들이 이세상에 다시 올라가는 방법따위는 없었다고.

신문지상에 오르는 몇몇 성공 사례들이 모두에게 적용되는건 아니라고

그렇기에 아직도 길거리에는 이렇게 수많은 노숙인들이 넘쳐나고,

전과자들이 재차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것이라고 말입니다.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메인에는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삶이 힘든가요? 복지로에 글을 남겨주시면 사연을 남겨주세요 저희가 도와드리겠습니다.”


그저 웃음만이 나올뿐입니다..

노숙인들이나 전과자들이나 분명 실패한 인생들입니다.

그들에게 일반인들과 같은 처우나 복지를 바라는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들이 일어설수있는 최소한의 발판은 마련해줘야 하지않을까요.

책상앞에서 만드는 복지정책이 아니라 정말 그들에게 필요한 복지정책을

수립하는게 그렇게도 어려운 일일까요?


이것저것 다합쳐도 겨우 30만원이라는 돈이 필요했을뿐인데,

그 돈이 한사람의 인생을 좌우할수도있다는것이,

아무렇지않게 그동안 써왔던 그돈이 그토록 누군가에겐 절실한것이었다는것을

저를 절망하게 만듭니다.

후회하게만듭니다..


유서라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다만 부디 저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도움조차 받지못한채 오늘도 여전히

거리를 헤매이고있을 노숙자들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해주시기를 바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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